꽃과 詩

산수유

권운영 2016. 1. 7. 09:35





산동애가       /이형권


이제야 알겠네

봄날 노란 꽃송이들이 가지마다 주렁주렁 눈물인 것을

삭풍이 치는 동짓달 지리산에 들어 백부전이 불렀다는

그 노래 노고단 골짜기에 울던 화엄사 범종처럼

그렁그렁 설움이었음을 허물어진 폐가 흙바람집에

종소리처럼 매달린 붉은 산수유 이제 알겠네

흰저고리 검은치마 산수유 아래 서 있던 누이의 마음을

이제야 알겠네 토벌대에 끌려가며 부르던 노래

지리산을 휘감고 도는 사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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