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맞이꽃
달맞이꽃 김 용택.
언니, 안 갔지?
안 갔어
언니, 아직 거기 있지?
응
언니, 지금도 달 떠 있어?
응
언니
응
시방도 거기 있지?
안 갈게 걱정 마, 빨리 응가나 해
알았어
우리 언니
달맞이꽃
달맞이꽃 김용택
그리움 가득 채우며
내가 네게로 저물어 가는 것처럼
너도
그리운 가슴 부여 안고
내게로 저물어 옴을 알겠구나
빈 산 가득
풀벌레 소낙비처럼
이리 울고
이 산 저 산 소쩍새는
저리 울어
못 견대게 그리운 달 둥실 떠오르면
징소리같이 퍼지는 달빛 아래
검은 산을 헐고
그리움 넘쳐 내 앞에 피는 꽃
달맞이꽃
달맞이꽃 박정대
달빛 한 줄기 없는 다락방에서
추억의 꽃씨처럼 누워
어린 시절의 달맞이꽃으로 피어난들
누가 눈치채기나 할까요
푸른 눈을 반짝이며 밤의 기둥을 깎아
저 먼 은하수로 통하는 동굴을
파고 있는 생쥐들을 보고 있노라면
신기해요, 저 튼튼하고 긴 앞니의 자유
열 손가락 꼽아본들 나에겐 그런 신기한
재주도 없어
그저 풀썩거리며 먼지만 내다 만 하루
노을을 접어 나가 사랑을 하고
돌아와 문을 닫고 그리워하는 건
흔하디흔한 습관성 발작
달빛 한 줄기 없는 다락방에서
추억의 꽃씨처럼 누워
어린 시절의 달맞이꽃으로 피어난들
누가 눈치채기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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