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정시인의 꽃 청산 언덕에 올라

꽃상여 구름타고 가던 날 -雲影 권오정- 노랑 빨강 주머니　 파랑 분홍 주머니 아이는 멋모르고　 색 주머니 만져보네 대롱대롱 대광주리에 조롱조롱 달린 주머니 색 주머니 알록달록 상여에 매달아 못 입고 못 먹은 사람 주고 가는 색 주머니 가시는 걸음걸음 적선공덕敵線功德 색 주머..

오월이 오면 -권오정- 연둣빛 짙어 오는 봄날 실안개 아른거리는 깨끼저고리 갑사 치마 차려입고 수틀에 모여드는 나비처럼 꽃향기 흩날리는 들판으로 봄맞이 가리라 인조견 흰 속치마 풀물이 들도록 금잔디 강변을 줄달음쳐 보리라 내 가슴에 흠뻑, 봄물이 들면 유유히 흐르는 저 강물 ..

엄마의 숲 - 권오정- 동구 밖 유년의 동산 꿈속에 내 어머니 날 안아 올리시던 곳 부러운 눈길 몰라라 댕기 머리 처녀들 긴 동아줄 잡고 그네 타던 곳 들 가운데 당산나무 숲속 멋들어진 연리목 소나무 이토록 늠름한 기상으로 튼실하게 지켜주심을 예전엔 미처 몰랐지요 세월 훌쩍 흐른 ..

바람아 ! -권오정- 오늘도 바람이 분다 나의 친구 바람아 네가 서성이고 있는 빈들 네가 거닐고 있는 뜨락 어제도 그제도 내 오랜 친구 바람아 지금 나는 너를 노래한다 네 쓸쓸함 네 황량함 네 스산한 발자국을~ 언제나 내게는 너 바람뿐이란 걸 나는 알기 때문이다 나의 사랑 바람아! Wind!..

오늘이 내 마지막 날이라면 권오정 나는 이 하루를 내 작은 정원에 나가　 풀꽃을 심으리라 싸리 꽃대 하나 찾아 심으리라 먼 훗날 누군가　 홍 보랏빛 고운 모습 애틋해 울리라 뽀오얀 안개 자우룩한 날 모든 아름다움이 내 가슴에 녹아들어 세상 하직하기 아주 썩 좋은 날 자연을 노래..

권오정 시인, 김용재 현대시협 이사장

앞뒤 표지 詩-봄과 나비 詩-무심앵화 그 풍류 표지사진 - 무심천 풍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