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란

시의 향기

권운영 2013. 9. 3. 12:55

 

시의 향기는 무엇일까? 나는 마땅히 사상성이라고 하겠다. 시의 삼요소인 음악성 회화성 사상성(의미성) 중에서, 음악은 운률이요 회화성은 비유요 사상성은 내용 즉, 작가의 철학이며 인생관이다. 이 삼 요소가 잘 조화된 시를 성공한 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중에서 가장 중시할 것은 사상성 즉 의미성에 두어야 한다.
종합예술 가운데는 문학이 중심이요, 문학 가운데는 시가 위주가 되며 시에서는 사상성이 중요하다. 또한 사상성은 시인의 인생관이요 역사관이므로 이것이 결여된 시는 시가 아니라 음악이다.

시인은 역사의식과 철학의식의 자기 색깔이 우선해야 진정한 시가 탄생한다는 ‘엘리옷’의 말은 주지시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칸트'가 말한 ‘내용 없는 사상은 공허하고 개념 없는 직관은 맹목이다.’ 라는 철학사상은 시 정신에도 해당하는 사상성의 중요성이다. 즉 주제가 뚜렸해야 하며, 개념 즉 시인의 주관성(사상성)이 결여된 시는 맹목 즉, 껍데기다. 즉, ‘시는 시인이다.’라는 말이 성립해야 진정한 시다.
‘뭐든 인식해야 존재한다.’ 라는 데카르트의 말도 상황논리의 객관화가 아니라 주관논리의 절대성을 강조한 말이 아닐까? 인식이라는 존재론의 절대성도 바로 작가의 철학 즉 시의 사상성을 강조한 말이다.
개인의 정체성은 아이디(I D)이듯이 시의 정체성은 사상성이다. 나는 시의 정체성(正體性)을 가장 중시한다. 독자에게 교시적 기능까지는 아니라도 무언가 던져주어 사고작용의 공간을 주는 시를 쓰려고 노력한다. 물론 서술적 서정시나 감상적 서정시를 통한 순수시의 순화작용의 기능도 중요하지만, 시의 다양성을 꾀하고 진부성을 탈피하기 위해 더러는 패러디나 풍자성 언어 구사도 하고, 현실을 해부하기 위해 쌔타이어나 비약과 암시의 비판적 시풍도 서슴지 않는 주지시 편향이다. 그러다 보니 음악성이나 서정성의 결핍을 자인하는데 이점을 결여보완의 자세로 노력하겠다. 즉 한 방울의 눈물로 진주를 만드는 그런 순수 서정시는 나에게 버거운 숙제로 계속 노력하련다.

나는 오염되고 기형화된 현실의 내면을 까발려 치유하려는 주지적 목적시의 경향도 즐겨 쓴다. 전위적 시풍의 경향보다 절제된 모더니즘 경향의 시풍을 선호해 시인과 독자와의 중용의 거리를 선호한다. 초전위시 경향의 자아독선 도취적 모더니즘으로 고답파적 희열에 도취하는 시는 시의 기능과 사명을 다했다고 하기 어려울 것이다. 즉 시는 시인과 독자가 함께 하는 공간을 만들어 정신문화와 민족혼의 선도자의 구실을 하는 것이 진정한 시의 효용이며 기능일 것이다.
참고로, 시는 객관문학이 아닌 주관문학인고로 자기 세계와 철학과 인생이 있으므로 공감하지 않는 부분이 있을 줄 안다. 그게 바로 색깔이요 다양성이며 주관성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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