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편지 - 황동규 -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 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 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 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옆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위 시는 작가의 초기 작품으로
18세때 연상의 여인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쓴 시로 현대문학의 등단작이기도 하지만
지금까지 국민들로
좋아하는 애송시이기도 합니다.
애뜻한 사랑을 사소함이란
반어적 표현으로서 사랑의
절실함과 소중함을 더욱 나태냈다고 봅니다.
또한 자연의 순환 원리를 활용한 간절하고도
변함없는사랑을 노래한 시라고 할 수 있지요.
특히 작가의 부친은 1940년대
를 대표하는 한국문학가로서
시인이며 소설가인 황순원입니다.
황순원은 유명한 단편소설" 소나기. 카인의 후예.나무비탈에 서다"등을 발표하며
휴머니즘에 초점을 맞춰 올곧은 삶을 유지,
후학들로 부터 작가정신의 사표로 불린 분입니다.
참고로 황순원은 단편시를 주로 썼으며 두편의 시를소개합니다.
빌딩
하모니카 불고싶다
옥수수 잇몸 드러내고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