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견새,원조(怨鳥),두우(杜宇), 귀촉도(歸蜀道), 불여귀(不如歸) ,소쩍새, 접동새, 자규(子規)
야월공산(夜月空山)에 두견새는 왜 이리 슬피 우나 <두견새는 진달래 피는 봄이 오면 우는 새이다.> 성혈제혈(聲血啼血) 염화지(染花枝) 귀촉도 야월공산(夜月空山) 깊은 밤에 두견새는 슬피운다. –새타령 중에서 우리나라의 관점에서 보면 꽃 피는 봄이 오자 긴긴 추운 겨울이 지나기를 기다려서 찾아 오는 두견새. 아지랑이 들판에 아롱지고, 진달래 흐느러지게 온 산을 붉게 물들이면 봄이 온 것은 완연 하건만 산에 두견이는 옛날처럼 울지 않는다고 한다. 요즘처럼 먹을 것 흔하고 배곯는 일 없는데 아무리 일개 미물에 불과할 망정 두견이가 소쩍새 이름으로 솥쩍다 솥쩍다 하고 배고프다는 청승을 떨 리가 있겠는가? 두견새 : 한용운 두견새는 실컷 운다 울다가 못다 울면 피를 흘려 운다 이별한 한이야 너 뿐이랴마는 울래야 울지도 못하는 나는 두견새 못된 한을 또다시 어찌하리 야속한 두견새는 돌아갈 곳도 없는 나를 보고도 ‘불여귀 불여귀’ 아름다운 것은 슬픈 것이니라 : 서정주 아름다운 것은 슬픈 것이니라 한없이 한없이 슬픈 것이니라 슬픈 것이니라 저 찬란한 봄꽃 동산에서 끝없이 울어대는 서러운 서러운 두견새 소리를 들어 보아라 들어 보아라 더없이 아름다운 꽃이 질때는 두견새들의 울음소리가 바다같이 바다같이 깊어만 가느니라. <울지 않는 두견새 / 울 수 없는 두견새> 울지 않는 두견새를 두고 16세기 말 일본을 지배했던 세 사람의 지도자는 각각 다르게 반응을 하고 있다. 울지 않는 두견새는 죽여버려야 한다 (오다 노부나가). 울지 않는 두견새는 울도록 잘 달래야 한다(도요토미 히데요시) 울지 않는 두견새는 울 때까지 기다리고 또 기다려야 한다 (도쿠가와 이에야스) 이 일화는 두견새의 울음을 통해 세 영웅의 성격을 간단명료하게 표현하고 일본인들이 지도자를 분류할 때 자주 인용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 고전에 끼어 들어 하시모토 류타로는 “두견새가 울 수 있도록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 선진국 중에서는 유일하게 일본만이 아직도 구시대적 유물이라고 할 수 있는 규제철폐 라는 구호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울지 않는 두견새가 재미있는 얘기거리로 각광 받고 있는 일본에서 또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는 일본 사람이 있다. 즉 울지 않는 두견새도 있다는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두견새는 모두 반드시 우는 것을 전제로 이야기 가 펼쳐지고 있으나 (Cry or die), 마쓰시타의 창업자이자 경영의 신으로까지 추앙 받고 있는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세 영웅과는 아니 하시모토 류타로와도 다른 시각으로 “울지 않는다면 그것도 또한 좋은 두견새” 라고 하여 울지 않는 두견 새로부터 또 다른 가치를 발견하고 있다. 나는 아직까지 울지 않는 두견새가 어찌해서 좋은 새가 되는지는 알지 못한다. <단종어제(端宗御製) 자규루시(子規樓詩)> 천만리 머나먼 길해 고은 님 여희옵고 내마음 둘대업셔 냇가의 안자시니 져 물도 내안 갓하여 우러 밤길 녜놋다 왕방연 (王邦衍) 사육신 사건이 있은 후 세조 3년 (1457년) 금부도사로 있던 왕방연은 왕명에 따라 상왕 단종이 강원도 영월로 귀양가는 것을 호송했다. 어린 단종을 귀양 장소에 호송하고 돌아오면서 괴롭고 애타는 심사를 읊은 시조이다. 한편 영월에서 귀양살이를 하는 단종은 또한 그 외로움과 불안한 심사를 담은 애절한 시를 장릉지 (莊陵誌)에 남겨 우리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청령포에서 유배생활을 하던 단종은 그 해 여름 홍수로 청령포가 물에 잠기게 되자 처소를 관풍헌 (觀風軒)으로 옮겼다 동헌 동쪽에 있는 누각을 자규루(子規樓)라 하는데 이 누각은 세종 때 영월군수였던 신근권이 세워서 매죽루(梅竹樓)라고 했던 것을 단종이 이에 올라 '피를 토하듯 운다' 는 두견새(杜鵑: 一名子規)의 한을 담은 시를 읊었다고 하여 그 시를 자규시라 하고 이 누를 자규루라고 부른다. 어느 달 밝은 봄꽃 이슬 젖는 깊은 밤이었나 보다. 누대에 외로이 앉아 있으려니 무엇이 그리도 슬픈지 피 나게 우는 두견새 소리, 자신의 신세 같이 비참하고 처량하게 들린다고 읊고 있다. <자 규 사> 月白夜蜀魂추 (월백야촉혼추) 달 밝은 밤 두견새 울 제 含愁情依樓頭 (함수정의누두) 시름 못 잊어 누 머리에 기대어라 爾啼悲我聞苦 (니제비아문고) 네 울음 슬프니 내 듣기 괴롭구나 無爾聲無我愁 (무니성무아수) 네 소리 없었던들 내 시름 없을 것을 寄語世苦榮人 (기어세고영인) 세상에 근심 많은 이들에게 일으노니 愼莫登子規樓 (신막등자규루) 부디 자규루에는 오르지 마오 <자 규 시> 一自寃禽 出帝宮 (일자원금출제궁) 한 마리 원한 맺힌 새가 궁중을 나온 뒤로 孤身隻影碧山中 (고신척영벽산중) 외로운 몸 짝 없는 그림자 푸른 산 속을 헤맨다 假眠夜夜眠無假 (가면야야면무가) 밤이 가고 밤이 와도 잠을 못 이루고 窮恨年年恨不窮 (궁한연년한불궁) 해가 가고 해가 와도 한은 끝이 없구나 聲斷曉岑殘月白 (성단효잠잔월백) 두견새 소리 끊긴 새벽 묏 부리에 달빛만 희고 血流春谷落花紅 (혈류춘곡낙화홍) 피 뿌린 듯 봄 골짜기에 지는 꽃만 붉구나 天聾尙未聞哀訴 (천롱상미문애소) 하늘은 귀머거리인가 슬픈 이 하소연 어이 못 듣고 何乃愁人耳獨聽 (하내수인이독청) 어찌 수심 많은 이 사람의 귀만 홀로 듣는가 두견새 우는 청령포 <작사 : 이 만진, 작곡 : 한 복남, 노래 : 심 수경> 왕관을 벗어놓고 영월 땅이 웬말이냐 두견새 벗을 삼아 슬픈 노래 부르며 한양 천리 바라보고 원한으로 삼년 세월 아, 애달픈 어린 임금 장릉에 잠들었네 두견새 구슬프게 지저귀는 청령포야 치솟은 기암절벽 구비치는 물결은 말해다오 그 옛날의 단종대왕 귀양살이 아, 오백년 그 역사에 비각만 남아 있네 동강물 맑은 곳에 비취주는 달을 보고 님가신 뒤를 따라 꽃과 같이 사라진 아름다운 궁녀들의 그 절개가 장하고나 아, 낙화암 절벽에는 진달래 피고지네. <두견새 전설> 옛날 중국 촉(蜀)나라의 망제(望帝) 두우(杜宇)가 장인 별령(鱉靈)에게 속아 나라를 빼앗기고 쫓겨나서 원통하게 죽어 두견이라는 새가 되어 봄이 되면 밤마다 이 산 저 산 온 산을 날아 다니면서 불여귀 불여귀(不如歸)하고 울부짖어 목구멍에서 피가 나도록 울었다. 두견새는 원조(怨鳥),두우(杜宇) 귀촉도(歸蜀道), 불여귀(不如歸) ,소쩍새, 접동새, 자규(子規) 혹은 망제혼(望帝魂)같은 다른 이름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두견(杜鵑)아 우지마라 이제야 내 왓노라 이화(梨花)도 픠여 잇고 새달도 도다 잇다 강상(江上)에 백구(白鷗)이시니 맹서(盟誓)프리 하노라 이정보 李鼎輔 두견(杜鵑)의 목을 빌고 꾀꼬리 사설(辭說)꾸어 공산월(空山月) 만수음(萬樹陰)의 지져귀며 우럿싀면 가슴에 돌갓치 매친 피를 푸러볼가 하노라 안민영(安玟英) 이화(梨花)에 월백(月白)하고 은한(銀漢)이 삼경(三更)인제 일지춘심(一枝春心)을 자규(子規)야 알냐마는 다정(多情)도 병(病)인양하여 잠못 일워 하노라 이조년(李兆年) 두견새는 소쩍새라고도 하는데 거기에는 ‘솥이 적다’에서 유래된 가난과 배고픔이 관련된 설화가 전해진다 ‘소쩍새’를 장만영은 시화 했고 오영수는 소설화했다. 한편 서정주는 망제혼 전설로 ‘귀촉도’라는 시를 썼다. 이와는 달리 김소월은 접동새 전설을 바탕으로 ‘접동새’라는 시를 썼다. 귀촉도(歸蜀途) - 서정주(徐廷柱) 눈물 아롱아롱 피리 불고 가신 님의 밟으신 길은 진달래 꽃비 오는 서역 삼만 리. 흰 옷깃 여며 여며 가옵신 님의 다시 오진 못하는 파촉(巴蜀) 삼만 리. 신이나 삼아 줄 걸 슬픈 사연의 올올이 아로새긴 육날 메투리. 은장도 푸른 날로 이냥 베어서 부질없는 이 머리털 엮어 드릴 걸. 초롱에 불빛 지친 밤하늘 굽이굽이 은하수 물 목이 젖은 새. 차마 아니 솟는 가락 눈이 감겨서 제 피에 취한 새가 귀촉도 운다. 그대 하늘 끝 호올로 가신 님아. 접동새: 김소월 접동 접동 아우래비접동 진두강(津頭江)가람가에 살든 누나는 진두강(津頭江) 압마을에 와서 웁니다. 옛날, 우리나라 먼 뒤쪽의 진두강(津頭江)가람가에 살든 누나는 의붓어미 시샘에 죽엇습니다. 누나라고 불너보랴 오오 불설워 시새움에 몸이 죽은 우리 누나는 죽어서 접동새가 되엿습니다. 옛날 어느 곳에 10남매를 두고 어머니가 죽자 의붓어미가 들어왔는데 못된 의붓어미는 몹시 아이들 을 구박하였다. 큰 딸이 나이가 차 부잣집 도령한테 시집을 가게 되어 많은 예물을 받게 되자 심통 사나운 의붓어미가 큰 딸을 장롱에 가두어 불에 태워 죽이고 말았다. 동생들이 슬퍼하며 재를 헤치자 거기서 접동새 한 마리가 날아 올라갔다. 죽은 누이의 화신이었던 것이다. 관가에서 나중 이를 알고 의붓어미를 잡아다 불에 태워 죽였는데, 이번에는 재 속에서 까마귀 한 마리가 기어 나왔다. 접동새는 동생들이 보고 싶었지만 까마귀가 무서워 밤에만 와서 울었다. 소쩍새의 울음 소리를 두견이의 울음 소리로 알고 있는 사람도 상당수 있으나 이것은 잘못이다. 소쩍새와 두견새는 그 종(種)부터가 다르며, 생활환경이나 생김새도 아주 다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소쩍새와 두견이의 울음 소리를 혼돈하는 까닭은 높은 나무 꼭대기의 같은 장소에서 낮에는 두견이가, 밤에는 소쩍새가 울어대는데, 낮에 활동하는 두견이는 사람들 눈에 잘 띌 수 있으나, 밤에만 활동하는 소쩍새는 보기가 어려워, 소쩍새와 두견새가 같은 새인 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소쩍새는 올빼미류 가운데서 가장 작은 새로 4월 중순쯤 우리 나라에 와서 번식한 후, 10월 경에 다시 따뜻한 남쪽 나라로 가서 겨울을 보낸다. 4월 중순이 되면 소쩍새들은 약 500m 간격을 두고 앉아서 초저녁부터 새벽까지 쉬지 않고 울어 댄다. 이 때 우는 것은 수컷 뿐인데, 이들은 짝을 찾기 위해서, 또 어린 새끼와 먹이, 장소를 지키기 위해서 울어대는 것이다. <정선 아리랑 한 줄> - 눈이올라나 비가 올라나 억수장마 질라나 만수산 검은 구름이 막 모여 든다 - 명사십리가 아니라며는 해당화는 왜 피며 모춘 삼월이 아니라며는 두견새는 왜 우나 - 아우라지 뱃사공아 배좀 건너주게 싸리골 올동박이 다떨어 진다 - 떨어진 동박은 낙엽에나 쌓이지 사시장철 님그리워서 나는 못살겠네 요지음도 옛날 그 시절처럼 진달래 붉게 핀 산에 소쩍새는 슬피 울고 있는지 모르겠다. 나라도 목청이나 좋으면 소쩍 소쩍 두견새 울음으로 이 강산 삼천리에 진정 분홍빛 봄 소식을 널리널리 전하련마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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