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가는 길/靑松 권규학
길고도 긴, 먼 기다림입니다
당신에게로 가는 길
그 길의 끝자락은 언제나 닫혀있습니다
기다림을 딛고, 한 걸음 두 걸음
무거운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동그마니*
발끝에 묻어나는 그대 그리움
어떨 땐, 한쪽으로 뚫린 외길
또 다른 날엔
두 길, 세 길, 네 길이 될 수도 있는
그 길과 길 사이에서
당신은 언제나 반가운 듯 손을 흔듭니다
* 동그마니 : ① 홀가분하게 ② 외따로 떨어져 있는 모양
그곳에는 사랑과 우정과 행복이 있습니다
환한 웃음, 밝은 표정, 자애로운 눈빛까지
지나온 세월만큼의 연륜이 묻어나는 그런….
기다림으로, 한(恨)으로, 허전함으로
마음속 깊은 곳까지 밀려들던 그리움의 조각들
머리를 쓸어내리다가 그만
당신의 남은 기억마저 호수에 빠뜨리고 말았습니다
왠지 '아쉽다'는 느낌이 듭니다
'아쉽다'는 건, 한 호흡 돌아보면
'아, 쉽다'의 역설일 수도 있겠기에
그대에게 가는 이 길은 언제나 행복합니다
사랑과 우정과 축복과 희망이 담긴 그런.(12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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