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정 詩/권오정의 詩

차 한 잔을 마시며 - 序詩

권운영 2018. 10. 1. 23:44

차 한 잔을 마시며

 권오정

 

생각했습니다

무엇을 쓸까 무엇을 그릴까 하고

 

지난 봄 가경골 빛고운 살구꽃차

감나무골 산책길 단풍잎차

 

기억하기 싫은 일은

찻잔에 오르는 수증기로 날리고

기분 좋은 차 한 잔에

詩想은 어디론가 달아나고

 

오늘 하루 닥아 올 내일도

향긋한 속삭임이 들리는듯합니다

마시고! 또 마시고 . . .

아름다운 추억들을 채워 마셨지요

 

타오르는 장작불꽃 속으로

몸은 녹아들고

포근한 눈 덮인 산장에

스스로 불타는 겨울을 그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