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꽃이고 싶은 꽃
雲影권오정
파르르 추운 제비꽃
볼부벼 황홀한 할미꽃
바다의 미소 바위꽃
하늘빛 작디작은 맑은 얼굴 봄 까치꽃
논이랑 밭이랑 살얼음 뚫고 피어난 자운영
스스로 부족해 두 잎으로 태어난 맹물꽃
꼬까신 아가 얼굴 방긋방긋 색동꽃
아침 햇살에 꽃잎 여는 나팔꽃
노랑자주 하늘남빛 매발톺
향 고운 무명저고리 섶, 치자꽃
봄꽃놀이 화전 기지 떡에 수놓는 참꽃
짜작짜작 싸릿대 타는 소리 싸리꽃
방울방울 하얀 웃음 은방울꽃
달빛 머금은 달맞이꽃
문고리에 꽂아둔 추억속의 패랭이
술 취해 날고 싶은 술패랭이
빨간 주머니 조롱조롱 금낭화
내 어릴 적 친구 명자, 빨간 입술
동자승의 넋 동자꽃
물매 풀매 매화초
산비탈 모퉁이 길 남빛 도라지꽃
유명화, 무명화 함께 핀 산수국
백리 길도 가벼운 향 백리
빨간 마음 동그란 그리움 꽃무릇
산속 맑으레 숨 쉬는 고귀하신 각시 붓꽃님
산천산천에 분홍빛 눈물 진달래
내가 좋아하는 하나같이 작고 애잔한 꽃들
가엾고 애틋하고 글썽여지고
왜 나는 불쌍해 보이는 꽃들이 좋은지
그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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