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영상/雲影의 영상詩

詩人 권오정의 가을산책~~

권운영 2017. 10. 28. 10:54

권오정詩

<고엽, 가을이나를 두고, 낙엽쌓인 숲길을 걸으며, 노을이 삼키고간 가을>



낙엽 쌓인 숲길을 걸으며

雲影 권오정


가을빛 머금은 나무들의 향연

시야가 현란하다

 

스산한 가을바람에

거리엔 은행잎 노랗게 구르고

낙엽 한 잎 스르르 옷자락 스치면

못 견디게 쓰린 가슴

 

벤치에 내려앉은 고운 잎들

소복이 쌓인 낙엽이 더없이 소중하다

안쓰러운 널 피해 발길 흩트리며

몇 잎을 책갈피 속에 두었다

 

어느 날 너를 열어

이 가을을 추억하리라.



               고엽枯 葉             /  雲影 권오정  


깊어가는 가을

지난 기억들 추억으로 날리고


나뭇잎은 쓰르르 떨어져
공원의 비인 의자에
포도 위에 내려앉아
스산한  발길들을 머무르게 하고


하늘 환한 나뭇가지
마지막 남은 잎새들
그 빛
그 모습 그지없이 고웁다


갈바람은
떠난다고 하소연하는데
철없는 웃음소리
까르르 은행잎은 쏟아지고

건반에 구르는 고엽 소리와 함께
내 그리움, 아쉬움 몰라라
  쓸쓸히 저물어가는 가을. 

 

가을이 나를 두고

雲影 권오정

  

  

가을 산 깊은 골

선명히도 고운 가을빛 물든 나무들

 

몸도 마음도

한 폭의 수채화가 되어

단풍잎 쏟아지는 산자락에 앉아

 

내 시집 속 한 편의 시를

뉘 있어 듣던 말던

 

시어들은

잡목 우거진 숲으로 날아들어

잎잎이 곱게 곱게 타올라

골골이 넘쳐흐르는 다홍 물결

 

때마침 불어오는 한 줄기 바람에

싱싱한 기억들 펄 펄 날리며

우수수 춤추는 가을 산

 

흩날려라!

격렬히 떨어지는 잎들이여

내 기억의 화폭에 담아두고 보리라

 

타거라!

온산이 탄다 한들 한 가슴만 할까

 

날아라!

활활 불꽃을 날려라

 

꽃불 되어 타올라라

혼불 되어 올라라

 

가는 길은

환희의 몸짓으로 갈지니.



노을이 삼키고 간 가을

雲影 권오정

    

노을 속에

저무는 가을

 

갈바람 재촉에

거리에 구르는 낙엽들이

발길을 더디게 한다

 

햇살을 등진

공원의 나그네가 되어

사각이는 낙엽소리 들으며

숲길을 걷다 보니

 

어느덧 숲 속 깊숙한 곳을

헤매고 있었다

 

아아

물큰한 갈잎 내음

어느새 가을이 깊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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