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 오원 장승업의 작품 ♣세계의명화&좋은그림
[ 황학산초가 그린 가을강의 모습을 본뜬 그림 (1879) ] 황학산초란 중국 원나라의 유명한 화가인 왕몽의 호입니다. 장승업은 그가 그린 그림을 무척 좋아했고, 또 본뜨기를 즐겨 했습니다. 하지만 왕몽 그림의 특징은 배우되, 장승업 나름대로의 스타일이 살아난 그림으로 그려내었지요. 그림 속 산과 나무 그리고 강의 구도가 짜임새있게 배치되어 있으며, 강 위에서 낚시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림을 생기있게 만들고 있습니다. [ 호취도 (1880) ] 우리나라에 있는 매 그림 중에서 가장 완벽하다는 평을 듣고 있는 작품입니다. 사람들은 이 그림을 보면서 “귀신이 그의 손을 빌려 그린 것 같다” 라고 말하였습니다. 언뜻 보아서는 호방한 필치로 일시에 그린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매의 깃털 하나 하나 부터 나무결 하나하나까지 섬세하게 표현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매서운 매의 눈초리와 날렵한 몸짓이 화가가 얼마나 많은 정열을 쏟아 부었는 지 짐작케 하고 있습니다. [ 세 사람이 시간을 묻는 모습 (1890) ] 이 그림의 내용은 세 사람이 모여서 “바다가 변하여 뽕나무 밭이 될 때마다 나뭇가지를 하나씩 놓아 두었는 데 지금 그 나뭇가지가 열 개가 되었다” 며 나이 자랑을 하고 있는 중 입니다. 상상할 수 없는 나이의 노인인 듯한데요, 그런 노인들이 모여 있는 곳이 구름이 내려다 보이는 산 위입니다. 아마도 장승업이 그린 이 세 사람은 신선인가 봅니다. 그리고 그 신선들은 그가 꿈꾸는 또 다른 자신일 것입니다. [ 솔바람 소리와 폭포 (1890) ] 그림 중앙에 세 그루의 소나무가 기품있게 서 있고, 그 위로는 폭포가 떨어지면서 안개가 계곡에 가득한 모습입니다. 그리고 위의 그림은 작아서 잘 안보이시겠지만 소나무 아래에 두 남자가 부채질을 하면서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그려져 있답니다. 한가로운 여름날의 조선 산수의 정취가 화면 가득히 담겨 있습니다. [ 귀거래도 (1890) ] 이 그림은 중국 진나라 때의 시인 도연명이 왕의 부름을 받고도 80일 만에 관직을 내려놓고, 고향에서 평생을 은거하며 시를 짓고 술을 마시며 유유자적한 삶을 살았다는 이야기를 그린 것입니다. 당시 조선 사회는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매우 혼란했습니다. 그런 사회를 떠나고 싶은 마음 뿐이었던 장승업은 세상사를 초탈한 도연명을 바라고 그리워하며, 가슴 속 바램을 그린 것 같습니다. [ 대나무와 닭 (1890) ] 장승업의 그림에는 조선땅 어디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닭이 많이 등장합니다. 당시에 닭은 귀신이나 질병 같은 악한 기운을 쫓아낸다는 의미를 가졌기 때문에 그림으로 많이 그려졌습니다. 장승업은 문인화의 주된 소재인 대나무는 잘 그리지 않았는데, 여기에선 눈부신 장닭의 품위를 높이려는 듯 배경의 장식으로 운치있게 그려져 있습니다. [ 붉은 매화와 흰 매화 병풍 (1890) ] 매화 나무의 한 둥치만을 클로즈업 해서 화려하게 그려낸 이 작품은 10폭짜리 병풍입니다. 위에선 오른쪽 4폭 만을 보여드리는 것이구요. 매화는 차가운 바람을 이기고, 피어나는 세 벗이라 하여 소나무, 대나무와 함께 세한삼우(歲寒三友)라 불리고 있습니다. 장승업이 어려운 사회상을 바라보며, 어떻게든지 조선이 이 역경을 이겨내길 바라는 마음을 보이고 있는 듯 합니다. [ 오동나무를 닦고 있는 모습 (1890) ] 장승업은 중국에서 전해오는 고사를 그림의 소재로 많이 이용하였습니다. 위의 그림도 그 중 하나입니다. 중국의 한 학자였던 예찬이란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결벽증이 무척 심했다고 합니다. 어느날 찾아온 손님이 무심코 뱉은 침이 오동나무에 묻었는 데요, 손님이 돌아가자 마자 예찬은 시동을 시켜 그 것을 닦도록 했다고 합니다. 그 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려낸 것입니다. [ 여덟 마리의 말 (1890) ] 많은 학자들이 말하기를 그림으로 그리기가 가장 어려운 동물은 말과 개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늘상 보아온 동물이라서 조금만 잘못 그려도 금방 알아차리게 되기 때문이거든요. 위의 그림은 어떠세요? 말에게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자세가 한 그림 속에 모두 담겨 있습니다. 잘 보이시지 않겠지만 네 명 중 맨 앞 사람의 어깨 위에는 매가 한 마리가 있답니다. 이제 막 매사냥을 떠나려는 것 같습니다. [ 괴석 위에 선 닭 (1896) ] 황량한 배경이 겨울로 느껴지는 것처럼, 장승업의 말년에 그려진 그림입니다. 늙어서 힘이 없는 듯, 닭의 털색조차 바랜 듯하네요. 다른 암탉들도 거느리지 못한 채 기이한 암석 위에 홀로 외롭게 서있는 늙은 장닭의 모습에 장승업은 늙고 지친 자신의 모습을 투영시키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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