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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만났습니다/靑松 권규학어느 날엔가 숲길을 걷다가 산기슭 오솔길에 놀던 혼자라서 외로운 바람을 만났습니다 심하게 일렁이는 갈대의 흔들림 숲속 나뭇가지의 거친 몸부림에서 그곳을 스치는 바람인 줄 알았습니다 바람은 바람으로만 그치질 않았습니다 잔잔한 호수에 파문을 일게 하고 예쁘게 핀 꽃잎을 거두어갔습니다 바람은 심술만 부린 게 아니었습니다 세상에 한 점 외톨이로 살아갈 때 바람은 사랑으로 내 곁에 머물렀습니다 그제야 알았습니다 풀, 나무, 호수가 있기에 바람이 있듯이 당신이 있기에 내가 존재한다는 것을.(1206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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