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행복수업 심화연수(2013. 11.9) 에서
[제1강] 당신은 왜 시조를 씁니까?
당신은 왜 시조를 씁니까? 이렇게 물으면 그 대답은 지극히 간단하다.
나는 한국에 태어난 한국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더러 '당신은 왜 시조를 쓰느냐' 묻는 것은 '당신은 왜 한국에 태어났느냐'라는 질문과 다를 바가 없다.
아울러 시조에는 몇 가지 멋과 맛이 있다. 그 핵심요소로는 절제미, 긴장미, 균제미, 완결미이다.
평시조형의 단시조인 경우 3장 6구라는 제한적 틀 안에서 미적인 감각 요소를 창출해 내야 되기 때문에 다른 어떤 장르들보다도 엄격한 시어의 선택과 응축, 절제된 표현기교가 요구된다. 다시 말해 시조는 가장 응축된 시의 모범이라고 할 수 있다. 시조에서 미묘한 시적 매력을 느끼게 되는 것은 이러한 미적요소가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요즘 산문시와 자유시는 범람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고유의 시가인 시조를 쓰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내가 활동하는 파주의 경우는 이동륜, 양만규, 신양란, 장기숙, 홍승희 선생님 등 뛰어난 시조시인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타 지역에 비해 시조가 살아있는 지역이다. 그 때문에 내가 시조를 쓰게 된 계가 되었다. 무엇보다도 내가 시조를 쓰게 된 계기는 아무래도 고등학교 시절에 시조를 쓰시는 한춘섭 선생님(현재 성남문화원장)의 가르침이 있기 때문이다. 그 분이 말씀하시는 시조는 우리의 전통이었고 한국 사람이 음미해야 할 멋과 맛이 넘치는 아름다운 시가였다.
그런데 내가 근무하는 지역인 김포에는 시조시인은 달랑 나 혼자다. 김포문학 30주년 문집에도 시조분야에는 내 작품 3편만 달랑 실리게 되었다. 참으로 어쩌구니 없는 노릇이다.
그뿐인가? 우리 국어교과서를 보라. 중학교 1학년 3학년 교과서에 오로지 1편이 실려있는 상황이다. 참으로 한심한 일이다.
얼마 전 제5회 역동시조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되었다. 문학상 상금이 총600만원이고 신인상 당선자에게 3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이 문학상은 (사)한국시조문학진흥회(이사장 이정자)가 주관하는 행사로 올해는 제5회 '역동시조문학상' 본상 수상자로 김 준박사로 결정됐다. 김 준 박사는 '시조문학' 발행인으로써 한국 정형시조의 발전에 노력한 공로가 인정됐다. 김 준 시조시인은 지난 1960년 월간 '자유문학'에 추천되었고 이듬해인 1961년에는 '시조문학' 추천을 받아 시조문단 활동을 역동적으로 현재까지 계속하고 있다. 김 준 시조시인은 교사 생활, 교수 생활을 하면서도 시조를 가르치고 연구하는 일에도 전념했다. 김 시조시인은 정형시조 연구를 하면서 이론적으로 체계를 세웠고, 시조창작을 통해 시조이론과 창작을 접목시킨 것이 큰 공로를 인정받았다. 특히 단시조를 즐겨 쓰면서 우리 시조의 전통을 계승했고 정격시조를 고집하면서 자유시처럼 쓰는 변격시조나 파격시조를 과감히 배격했다.
이어서 신인상에는 김신아(충주 강천초등학교, 52)교감과 윤광제(글로벌 인재학교,38)교감이 공동수상자로 결정됐다. 김신아씨의 작품은 밝고 맑고 신선하며, 독자의 마음을 밝혀주는 작품들로 <봄아침>, <산수유 마을>,<夏谷> 등 도시 생활에서는 맛 볼 수 없는 소재이고 주제이다. 때묻지 않은 싱그러운 맛이 묻어나서 좋다. 그리고 작품 속에 아이들을 바라보는 교사의 아름다운 마음과 사랑이 배어난 점 또한 정감이 간다. 시어구상 또한 의성어, 의태어를 잘 조화시켜 활용했고 시조의 형식 또한 잘 지켜졌다는 심사위원들의 평이다.
윤광제의 시조작품들은 타 응모자에 비해 보다 돋보였다. 작품으로는 <오월>, <신록>, <소리> 등 싱그러운 제목으로 응모기간의 계절이 잘 반영됐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의 작품 속에는 젊음과 희망이 있고 신선한 맛이 있으며,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함이 넘쳐나고 발전 가능한 신인의 기교가 넘쳤다는 심사위원들의 평이다.
아울러 (사)한국시조문학진흥회 세미나가 10월 12일(토) 충주 한국교통대학교에서 열렸다. 이 분야의 전문 연구자이신 건국대 임종찬 명예교수, 이정자 교수, 한국교통대 한종구 교수, 중부대 신웅순 교수님께서 참석한 가운데 시조의 유래에 관한 연구와 시조 발전에 관한 의견을 나누었다.
그런데 한 마디의 일성이 요즘 시조를 쓰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필자인 나에게 제발 시조 쓰는 후배들을 많이 길러서 시조문학상에 많이 응모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읍소를 하는 것이다. 제발 지금부터라도 후배 양성에 애 좀 써달라고 애원하는 듯 말한다. 이에 학교 현장에서도 매년 시조를 가르치고 우리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작품집을 매년 발간하고 있다. 하지만 참여하는 학생의 수는 매우 저조하다.
이에 이곳 저곳에 만나는 문인들과 문인 단체에 나 역시 읍소하고 있다. 우리 고유의 시가인 시조를 쓰자고.... 하지만 나의 읍소와 애원은 단지 대답없는 메아리로 되돌아올 뿐이다.
이에 시조부흥운동이라도 일으켜야 하지 않나 하는 갈급한 마음에 하소연 하듯 이렇게 글을 적는다.
앞으로 글벗 카페 회원 중에서 시조 공부를 열심히 해서 한밭시조백일장, 제6회 역동시조문학상, 샘터상(시조부문), 중앙일보시조백일장 등에서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다.
이제 그 소망의 첫걸음을 시작한다. 나의 작은 열정이 큰 바람을 불러 일으켜서 우리나라 시조부흥에 작은 밑거름이 되었으면 한다.
[생각해 보기]
어떻게 하면 좋을 글을 쓸 수 있을까요?
-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방법은 ( )이다.
왜냐하면 ( ) 때문이다.
'한글 > 시창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Re: 사설시조가 뭐예요? (0) | 2014.04.08 |
---|---|
[스크랩] Re: 진여의 정확한 뜻은? (0) | 2014.01.04 |
기억의 기능 (0) | 2013.09.03 |
[스크랩] 현대 시조 아우르기 (0) | 2013.07.29 |
無 (0) | 2013.07.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