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추억

연리목정자 / 권오정시인의 고향- 경북 춘양들판

권운영 2018. 9. 2. 16:02


연리목連理木 

권오정

         

동구 밖 유년의 동산

꿈속에 내 어머니

날 안아 올리시던 곳

 

부러운 눈길 몰라라

홍갑사 댕기머리 처녀들

긴 동아줄  잡고 그네 타던 곳

 

들 가운데 당산나무 숲속

멋들어진 연리목 소나무

 

이토록 늠름한 기상으로

튼실하게 지켜주심을

예전엔 미처 몰랐지요

 

세월 훌쩍 흐른 이제사

어머님 여기에 계신 걸

무명 앞치마 자락 애끓는 정

어이 두고 가셨는지

 

봄 냇가 버들피리 불던 곳

메뚜기 뛰놀던 황금벌판

 

떠나도 다시 또 가는

기약 없는 유년의 그리움

마음 한 잎 거둘 곳 없는

허망한 놀이터로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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