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時調

[스크랩] 한국인의 전통적 시조의 음악성

권운영 2016. 4. 21. 23:18

한국인이 하나님이 창조하신 사람들 중에서 가장 복받는 사람들임은 한국인의 전통적인 시조에서 비롯된다. 


  시조에는 음악성과 문학성이 있는데 이 두 개의 양면을 다 충족시키는 것이 3장이다. 문학적인 면에서는 3분이 되는 의미단락에 있다. 이것을 오늘 날의 많은 시조작품에서 보이는 다행과 관련하여 보거나 또는 고시조의 줄글과 연계하여 보면 시조 형태로서의 3행이 바람직한 것이기는 하지만 시조의 조건으로 굳이 3행으로 되어야 하는 이유는 없다.

  따라서 문학적인 측면에서의 3장은 초·중·종장마다 의미의 단락이 다른 데에 시조의 멋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문학적인 면으로 접근시킨 시조 3장의 음악성은 초·중장이 대립의 리듬에 있고 종장은 이에 대한 새로운 리듬의 생성이라고 할 수 있다. 초·중장의 대립리듬은 부정 혹은 투쟁의 대립이 아니라 二而一의 대응적 논리가 되는데 있다. 서로 대립하나 도우며, 서로 구제하며 서로 보충하는 관계에 있다. 이것은 퇴계 철학의 이기설理氣說과 관련시켜 볼 수 있는데 이의 초재와 이의 내재인 기와 깊은 관계에 있다.

  시조의 문학성과 음악성은 별개로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도와 그 뜻을 보충해 주는데 있다. 우선 문학적인 초·중장의 서로 다른 점은 초장에서 초월적인 뜻이나 순수성을 가진다면 중장에서는 현실적이고 사실적인 리얼리틱성을 가진다. 이러한 초·중장의 구분은 한국의 언어가 지니는 특성과 생활습관도 연관된다. 그것은 첫째 나아닌 남을 존중하는 경사상에서 비롯되는데 남을 존중하고 어버이를 만들며 나라에 충성하는 한국적인 경사상은 나보다 남을 먼저 앞세우는 겸손의 법칙이 먼저 초장에서 전개된다.

  때문에 초장에서는 순수한 꿈과 남을 좋게 보려는 겸손이 내재된 일들이 쓰여짐을 근본으로 한다. 이것은 이미 연구하여 본 바가 있는 것으로 초장이 중장과 구분되는 의미상의 특성이 된다. 또한 한국언어나 한국적인 문장의 특징인 대화체에 있는데 이것 역시 대화형식으로도 내가 남보다 잘났다거나 리드하여 간다기보다 능동적인 형식을 취한 보편성을 지닌 초장은 나 아닌 너의 물음에 있다. 또한 남녀의 관계로 본다면 초장은 男의 세계가 된다. 때문에 이러한 특징들을 종합해 보면 초장은 의미가 발마직한 위치에 있게 된다. 이와 관련하여 음악성과 관련시켜 본다면 초장의 一句는 閑雲出苗로 구름이 뭉개뭉개 피어오르는 격조가 된다. 二句는 鳶飛戾天으로 솔개가 높게 날아 오르는 격조이고 三句는 霜風曉月로서 그 높은 곳에서의 고독을 나타내는 격조이며 四句는 殘烟孤燈으로 아주 먼 불빛에 비유된 격조가 된다. 천년의 긴 역사 속에서 우러나온 생활감정이 곧 시조이기에 다양한 측면으로 시조는 그 특징을 가진다. 고시조의 경우를 보면 임금에 대한 내용이 초장에서 전개되는데 이 또한 임과 나 즉 임금과 나와의 관계에서 초장은 임의 장이 된다.

  원래 이 임의 어원학적 발생을 가락국기에서 보면 김수로왕이 그의 왕후허씨를 맞기 위하여 간 곳에서 비롯된다. 가락 남쪽의 一浦口村인 주포(님鏡·님개)에서 유래된 이 님은 오늘날 '님께' '님'의 어원적 발생지가 된다. '님'은 나보다 높고 좋으며 주인이 되는 뜻과 임금의 뜻이 있다. 또한 어전·군자의 뜻이 있다. 그리고 전자의 뜻도 있다. 그리고 전자의 뜻도 있다. 이와 관련하여 초장이 전장이 될 수 있으며 님의 장이 되고 또는 임금의 내용이 담긴 장이 된다. 용비어천가도 시조의 특징이 있는데 첫행은 중국고사에서 남의 이야기 즉 시조의 초장적인 특징이 된다.

  초장의 대립리듬에 있는 중장은 현실적인 장이지만 남보다 내가 낮은 상태에 있어서 어쩌면 이 장은 비극의 장처럼 된다. 때문에 실제 장형시조나 중형시조 또는 사설시조나 엇시조의 중장들이 가장 중장의 그 특징을 리얼리틱성으로 잘 드러내고 있음을 보게 된다. 동시에 중장의 내용들은 꿈에서나 그리는 사랑의 내용이 아니라 보다 실제적이고 가능한 이야기들이 전개되고 있다. 또한 갈등이 있으며 존재에 대한 회의가 있게 된다. 우리말이 지니는 대화체의 특징으로 보면 중장은 임의 물음에 대한 나의 답이 된다. 남녀의 관계로 보면 중장은 女의 세계가 된다. 이러한 특징들을 종합해 보면 중장은 낮은 소리에 해당된다. 이것은 실제의 나의 위치가 낮아서가 아니고 한국적인 특유의 겸손사상에서 비롯된다.

  시조가 민족적 생리와 잘 맞는다고 하는 것은 실제 내가 낮아서가 아니고 낮은 마음의 위대함에 있다고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음악성과 연계하여 본다면 중장의 1구는 渺入雲中으로 구름이 아득한 태산을 헤쳐 가는 격조이고 2구는 高山放石으로 산에서 돌이 구르듯이 거침없이 뛰어내리는 격조이다. 3구는 長江流水로 가벼운 사람이 강물을 스쳐가듯이 망망대해를 고요히 지나가는 격조이며 4구는 平沙落雁으로 기러기가 백사장으로 내려 앉듯이 휭돌아 멈추는 격조이다. 따라서 초장에서 끝간데를 모르고 올라갔던 소리가 중장에서는 땅으로 내려옴을 그 끝소리로 한다. 그리고 초장이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전장 혹은 님·어전·임금님의 뜻이 있다면 중장에서는 한국말에만 특징인 님에 대한 나는 '저'가 되며 임금 앞에서는 소첩·죄인, 또한 아버지 앞에서는 소자 등의 격하된 자기를 지칭하게 된다. 이러한 중장의 이미지 및 상징들은 다른 어떤 특징들을 탐색해 내더라도 동일성이 내재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초장과 중장과 리듬 및 의미에까지 서로 상반된 관계에 있다고 보게 된다.

  종장은 이들의 조화 및 합을 나타내는데 우선 종장의 3자에서 나와 너와 또다른 하나가 합쳐진 것을 대표적으로 표현해 본다면 '우리님'이라 할 수 있다. 묘하게도 한국적 조화의 사상을 전제로 한 한국말의 특징이 되는 이 표현은 '나의 님'이나 '너의 님'이라고 하는 한정된 규칙을 찾을 수 없다. 때문에 예를 든 이 3자는 '어른 님'이 되는 어떤 대중의 대표되는 사람으로 이미지가 바뀌고, 따라서 임금 및 대통령인 모든 살마의 주인격인 상징성으로 바뀌게 된다. 때문에 초장에서 있었던 단순한 나의 대상인 님의 이미지와는 다른 포용적이고 종합적인 뜻으로 바뀌게 된다.

  이와 관련하여 종장의 2구에서는 한국적인 경사상에 의한 어휘의 존칭 서술이 전개됨에 따라 '오시어든 날 밤'이라고 하는 시조적 특징이 나타나서 이것은 3음절 속에서는 부족한 내용을 5음절 이상의 풀어주는 리듬으로 전개된다. 따라서 종장 및 첫 3음절은 그러한 '어른 님'이 '아이야'하고 부를 수 있는 여유자적한 명령의 권한이 주워진다. 심지어 시조의 장르가 아닌 용비어전차의 경우도 '님금하'와 같은 용기있는 명령형이 3자로서 표출된다. 그것은 규모가 아주 큰 '明月이'와 같은 우주의 이미지로서 표현된다. 초·중장이 님과 나 혹은 너와 나의 대화체적 관계라면 종장은 정의적 관계에 있다. 이것은 초·중장을 남·녀의 관계로 볼 때 종장의 아들이 되는 관계로도 유추된다. 이와 관련하여 음악성으로는 종장 1구는 초장처럼 이제 하늘로 날아 오르는 격조도 아니요 중장처럼 내려오는 격조도 아닌 遠浦歸帆으로 먼 바다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뱃노래의 흥겹과 우렁찬 격조이다.

  2구는 洞庭秋月로 호수에 비친 밝은 달빛처럼 명쾌하고 찬란한 격조이다. 3구는 完如盤石으로 튼튼한 반석이 된 안정성의 격조이다. 이처럼 종장은 초·중장의 격조와는 다른 평면구조의 격조가 된다. 따라서 초·중·종장은 삼각형 구도를 나타내어 입체적임을 유추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각 시조 초·중·종장의 1·2·3·4구는 음악적으로 본다면 언어의 3·4·5자를 동일시하는 구형본위로 되어 있음으로써 12구형으로 인정된다. 이 때의 운율은 종장 첫구에서 그 3자형이 부동수로 되는 것과는 반대로 초장의 둘째 넷째구가 3자형을 거부함같이 중장의 넷째구에서도 3자형을 대신 종장의 넷째구는 도리어 3자형을 택하는 특징이 있다. 이것은 한국적 언어의 특질에서 첫음절과 둘째음절상의 3·4음절적인 자연성에서 비롯되는 것이며 또한 리듬과 관계되는 것이다. 시조의 3·4·3·4/3·4·3·4/3·5·4·3의 음수율 관계는 곧 대립과 조화의 초·중·종장적 관계로 인하여 초장의 3과 중장의 3이 대립의 리듬에 있고 그리고 초장의 4와 중장의 4가 대립리듬에 직면하게 된다.

  이 때문에 시조는 곧 시어의 특징인 시어의 선택에 치중되어야 하게 된다. 가령 예를 들면 초장에서 '태산이…'하였다면 중장에서 '계곡이…'라는 시어의 필요성으로 대두되고 이 때문에 시조작법성의 성질로 되게 된다. 이것에 대한 고증은 이미 연구한 바 있음으로 여기에서 다만 이러한 초·중장의 대립성으로 인하여 시조의 초·중장은 二而一의 동양적 철학성을 밑바탕으로 한, 커다란 의미에 있게 됨에 따라 종장과 함께 초·중/종장의 시조 3장은 2분의 안정성을 지닌다.

  일찍이 퇴계는 이기설을 내세워 이기철학의 태두가 되었는데 이또한 시조의 특징과도 연계되는바 초·중장의 어느 한 장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어느 한 장이 내재함으로써 통합상징이 가능하게 된다. 천지사이에 참으로 하나도 우뚝하게 대립없이 고립된 것이 있을 수 없게 된다. 이와 관련하여 이은상의 양장시조론을 생각할 수 있는데 그는 그 내용이 불필요성에 의해서가 아니라 초장속에 중장이 내재하거나 중장 속에 초장이 내재한 의미의 대립리듬이 성립된다면 양장시조는 존재할 수 있다.

  시조가 초·중장의 의미적인 대립리듬에 있으면서 종장으로 이어지는 3장이 되는 것은 하나의 신화소가 되겠는데 이것은 시조의 작품 속에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소월시에도 있으며 이상시에도 있다. 이것은 우연의 일치라고 볼 수 없는 우주의 철학과 관련된다. 따라서 시조가 시조의 멋일수 있는 것은 그러한 보편 타당성의 논리들이 제한된 작품 속에서 살아 있음에 있으며 이와 같은 작품 창작에 전념하는 시조인은 한국인 중에서 멋쟁이로 자랑할 만하다고 본다. 특히 시조가 초·중장과 종장의 관계에서 3분이되 2분의 안정성을 지니는 특별한 멋은 종장 첫구의 탄구에 있다.

  이것을 음악성과 관련하여 보면 합쳐서 흥겹고 우렁찬 절대의 소리가 된다. 이것은 이제까지의 초·중장의 의미의 비중과 맞먹는 소리가 된다. 따라서 많은 고대시가나 시조에서 보아온 감탄사가 그야말로 자연성으로 된 감탄임을 알게 된다. 감탄은 서정의 발로이며 이와 연계하여 한국시가 서정성이라는 일반적인 통념과 일치한다. 이것은 시조전체를 이 3자에 줄일 수 있는 신비한 감탄이어서 통합적인 리듬으로서도 시조의 신화소가 된다. 따라서 시조뿐만 아니라 시라 하더라도 이육사의 시 <청포도> 등에서 '아이야…'하는 시조적인 신화소를 발견하게 된다.

  이러한 시조적 신화소의 가장 특징이 되는 감탄사는 오감도에서도 감탄사로 표출된다. 특히 이러한 감탄사의 위치가 고대시가나 시나 시조에서 동일함으로서 전통시의 감탄사 위치는 일정하다 할 수 있고, 이러한 구조적 전통성은 시조에서 가장 합리적이고 논리정연성을 밑바탕으로 하는 종장 초구에서 발견된다. 따라서 오늘날 시조에서 감탄사가 배제되어야 한다는 관점은 시정되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시조의 생명이자 한국 전통성 즉 서정성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세상에 어느 것 하나라도 대립되지 아니하고 고립된 것이 없다면 이의 대립성은 무엇인가. 그것은 시조의 끝 구 '하노라' 류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이세보 시조의 458수가 전부 종장의 끝구가 생략되어 있는데 이와 같은 종결구의 생략은 단순한 시조 문학에서만의 특징이 아니라 우리말의 자연스런 리듬이 된다. 끝말을 흐리거나 생략하여도 의미의 전달에 지장이 없을 뿐만 아니라 어른·님·왕 앞에서 끝말을 흐리는 우리말의 특성으로 종결어미는 생략될 수도 있다. 이와 연계하여 창으로서의 4구가 생략되었다는 것은 일상언어와 전연 별다른 것이 아닌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이것은 남훈태평가에서, 개화기시조에서 종장의 끝구인'하노라'가 일률적으로 생략되어 있음도 마찬가지의 논리로 이해할 수 있다. 필자는 이것을 필자의 시집 [하오의 벨소리]에서 종장의 끝구를 생략하여 시조를 창작하여 보았다. 이것은 우리말이 대화체의 형식에서 비롯된 데 있다.
이처런 어른들을 존경하는 것은 가장 잘 하신 분이 예수님이시고 그 다음으로 한구인은 일찍부터 어른들을 공경하는 문화가 발달하면서 시조에서도 그 특징이 베어나오고 있다. 이것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라 오랜 역사속에서 자생된 하나님의 축복이다.  

출처 : LORD dream happy/이영지
글쓴이 : 문학카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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