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재클럽 여행 자작나무숲의 황금빛 노래와 설악산 단풍여행 홀로 가을숲으로 와서 걷는다. 세상의 말들은 비수가 꽃혀 있으나 숲속의 말들은 향기로워 좋구나. 머지않아 삭풍의 계절이 닥쳐올 듯 모두 채비를 서두르는 시간이다. 단풍은 퇴색하고 물들어 가는 것이 아니라 차마 드러내지 못한 심중의 말들이 마지막으로 쏟아내는 서러움과 같다. 그 빛깔이 저리도 찬란하고 애달픈 것은 부여잡은 손길의 정념같은 것이려니 가을숲은 헤어지는 사람들의 밀회처럼 연모가 가득하다. 아무도 모르게 무성한 노래를 품고사는 이여 가을숲에 들어 홀로 옛 노래를 듣나니 그대에게 불러줄 나의 노래가 있다면 10월 자작나무 숲속에서 퍼지는 황금빛 노래처럼 눈부시게 빛나는 노래였으면 좋겠구나. 봄날의 설레임으로 내곁에 일렁이던 그런 사랑 노래였으면 좋겠구나. 가을 숲에서 / 이형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