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바람/꽃 이야기

자운영

권운영 2014. 8. 14. 21:02

아름답고 완벽한 사랑의 꽃..... 자운영

 

 

 

 

 

지금 남도의 들녘엔 자운영이 절정입니다.
노란 유채밭과 청녹색의 보리밭과 어우러져
들판에 온통 원색의 물감을 쏟아 부은 듯 합니다.

자운영의 꽃은 흰색 꽃잎 끝이 붉은색으로 물들여져
조금 떨어져서 보면 분홍색이 되고
아득한 곳에서 바라보면
분홍빛 꽃밭에 오월의 푸른 하늘색이 내려앉아
연한 자주색 구름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자운영이 되지 않았을까 상상을 해 봅니다.

 

 

(마용주님의 자운영 사진을 크롭한 것입니다. 참 예술이지요?^^)

자운영은 중국에서 귀화한 꽃이라고 합니다.
한자로 된 이름을 풀어보면
자주 빛 紫, 구름 雲, 꽃 부리 英 또는 빼어날 英
'상서로운 자주빛 구름처럼 빼어나게 아름다운 꽃'이지요.
꽃 이름 중에 이처럼 뜻과 느낌이 좋은 꽃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고려시대 중기, 한 때 정권을 장악했던 이의민이라는 장군이 있었는데
그가 사랑한 기생의 이름이 '자운선(紫雲仙)' 이었습니다.
한 나라의 실권자의 애첩이라면 빼어난 미모였을 듯 합니다.
그런데 어떤 분의 말씀에 의하면
자운이란 상서로운 구름으로서 천자를 상징하기때문에
기생의 이름에 감히 '자운'을 쓸 수 있었겠는가 하는 분도 계십니다.
아무튼 이 꽃이름에는 자운이 들어갔으니
얼마나 귀하게 여겨지는 꽃인지 다시 보게 됩니다.


 


 

더욱 이 꽃이 아름다운 것은
봄에는 맛있는 나물이 되어 사람을 이롭게 하고
꽃이 피면 벌과 나비의 밀원이 되고
꽃이 지면 쟁기로 갈아 엎어져 벼의 거름이 됩니다.

사람과 곤충과 곡식에게 온 몸을 내어주어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면서도
그 꽃 자체의 아름다움 또한 빼어납니다

꽃 말은 '관대한 사랑'이랍니다.
두어달 남짓한 짧지만 완벽한 자운영의 삶을 제대로 표현하자면
'넓고도 깊고 헌신적인 완전한 사랑'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우리들이 사랑하는 것도
자운영과 같지 않을까요

아득한 곳에서 바라보면
자주빛 신비로운 구름과 같고

가까이 다가가면
분홍빛 황홀한 꽃밭이며

한 송이 꽃을 마주하면
백옥같은 얼굴에 붉은 입술의
아름다운 여인이니까요

아름다운 계절 오월에
자운영같은 사랑을 해보세요.

.......Paulmoria / great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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