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남도의 들녘엔 자운영이 절정입니다. 노란 유채밭과 청녹색의 보리밭과 어우러져 들판에 온통 원색의 물감을 쏟아 부은 듯 합니다.
자운영의 꽃은 흰색 꽃잎 끝이 붉은색으로 물들여져 조금 떨어져서 보면 분홍색이 되고 아득한 곳에서 바라보면 분홍빛 꽃밭에 오월의 푸른 하늘색이 내려앉아 연한 자주색 구름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자운영이 되지 않았을까 상상을 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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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용주님의 자운영 사진을 크롭한 것입니다. 참 예술이지요?^^)
자운영은 중국에서 귀화한 꽃이라고 합니다. 한자로 된 이름을 풀어보면 자주 빛 紫, 구름 雲, 꽃 부리 英 또는 빼어날 英 '상서로운 자주빛 구름처럼 빼어나게 아름다운 꽃'이지요. 꽃 이름 중에 이처럼 뜻과 느낌이 좋은 꽃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고려시대 중기, 한 때 정권을 장악했던 이의민이라는 장군이 있었는데 그가 사랑한 기생의 이름이 '자운선(紫雲仙)' 이었습니다. 한 나라의 실권자의 애첩이라면 빼어난 미모였을 듯 합니다. 그런데 어떤 분의 말씀에 의하면 자운이란 상서로운 구름으로서 천자를 상징하기때문에 기생의 이름에 감히 '자운'을 쓸 수 있었겠는가 하는 분도 계십니다. 아무튼 이 꽃이름에는 자운이 들어갔으니 얼마나 귀하게 여겨지는 꽃인지 다시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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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이 꽃이 아름다운 것은 봄에는 맛있는 나물이 되어 사람을 이롭게 하고 꽃이 피면 벌과 나비의 밀원이 되고 꽃이 지면 쟁기로 갈아 엎어져 벼의 거름이 됩니다.
사람과 곤충과 곡식에게 온 몸을 내어주어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면서도 그 꽃 자체의 아름다움 또한 빼어납니다
꽃 말은 '관대한 사랑'이랍니다. 두어달 남짓한 짧지만 완벽한 자운영의 삶을 제대로 표현하자면 '넓고도 깊고 헌신적인 완전한 사랑'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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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이 사랑하는 것도 자운영과 같지 않을까요
아득한 곳에서 바라보면 자주빛 신비로운 구름과 같고
가까이 다가가면 분홍빛 황홀한 꽃밭이며
한 송이 꽃을 마주하면 백옥같은 얼굴에 붉은 입술의 아름다운 여인이니까요
아름다운 계절 오월에 자운영같은 사랑을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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