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영상/그림영상시

[스크랩] 와 유 (臥遊)

권운영 2014. 3. 15. 14:37


    와 유 (臥遊) / 임 수 정

     

     

    홀로 방에 누운 이는

    창밖에 차가워서 더욱 밝은

    달의 향기 꼬옥 붙잡아 놀고

     

    웅크려 잠든 이는 

    고단함 내려놓고

    자유로운 꿈결에나마

    별빛이 지치도록 논다만,

     

    마음을 눕힌 신선은

    눈을 떠도 감아도

    풀무더기만 본들 무릉도원일 테고

     

    섣달 긴 겨울밤

    동안거에 든 나목들도

    봄바람이 불고 꽃이 만발한 꿈을 꿀 테지

     

    그저 금쪽같은 시간이 만병통치약이라고

    미주를 앞에 놓고도

    별리로 슬피 우는 가여운 이의 가슴에도

    어느 날엔가 평화가 깃들 테지

     

    지난날 우연히 사모하게 된 저 달님

    유심가 부르다  지긋히 눈을 감는다

    몰락하지 않는 달의 향기는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내게로 와 향기롭다

 

 

 

출처 : 백제문학 [백제문화예술협회]
글쓴이 : 꽃별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