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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만춘(晩春) 애상(哀想)

권운영 2012. 8. 1. 20:55
    
     만춘(晩春) 애상(哀想)/靑松 권규학 
    
    
     부산, 연분홍 벚꽃 
     꽃 비로 흩날리는 오후 
     서울, 산들바람에 
     늦잠자던 나무가 화들짝 눈을 뜬다 
     꽃망울을 부풀리고 
     꽃잎을 터뜨리고 
     연둣빛 잎과 싹을 밀어내는  
     겨우내 
     뒤집어쓴 두꺼운 이불을 들춰내고 
     하아-품, 봄날이 기지개를 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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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 '봄이 왔지만 봄 같지 않다'는 뜻으로
                                 시기에 어울릴 만한 상황이 아닐 때 사용하는 말.
    
    
     두 눈에 달린 눈곱을 떼며 
     황망히 일어서는 겨울나무 
     지각, 지각이란 이름을 빌어 
     세상의 흐름마저 돌려놓는다 
     늦었다, 늦어도 보통 늦은 게 아니다 
     계절의 봄은 부산에서 서울로 기어오르지만 
     삶의 봄은 서울에서 부산으로 내리막질 친다 
     계절의 봄은 왔지만, 아직도 오지않은 삶의 봄날 
     오호라!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로고.(140420) 
    
출처 : 서라벌문예원
글쓴이 : 청송 권규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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