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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경북) 열목어의 최남단 서식지, 가을 단풍이 곱게 물들어가는 청정 봉화 백천계곡!

권운영 2013. 8. 3. 12:13

경북 봉화에는 깊은 내륙의 오지인만큼 아름답고 맑게 흐르는 계곡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우구치, 반야, 고선, 사미정, 석천계곡 등 산골마다 수려한 계곡들이 청정한 공기와 맑은 물을 흘리면서 숨어 있다.

이번 봉화여행중에 가본곳은 원시의 숲을 간직한 구마동계곡이라 불리는 오지의 신비를 느낄 수 있는 고선계곡과,

열목어가 살고 있다는 최남단 계곡이라는 불승종 현불사가 자리한 백천계곡이다.

이번에는 열목어가 살만큼 물도 깨끗하고 또한 연중 차가운 물이 흐르는 걷기 좋은 비경의 백천계곡이다.

열목어는 예전 한 책을 접하고 나서 관심을 갖게 된 어종이다. 일급수의 차가운 물에만 서식한다는 청정한 열목어.

계곡으로 접어든 순간 열목어가 살 수 밖에 없겠다는 느낌이 들만큼 계곡의 물빛과 숲길이 싱싱하다.

태백산과 청옥산 사이를 흘러내리는 계곡인데, 울창한 천연림과 봉우리들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어 경관이 빼어난 청정 계곡이다.

여름 피서를 위해 찾아가도 좋겠지만 백천계곡의 진면목을 보려면 가을 단풍이 물드는 때에 찾는것이 더 좋을듯하다.

 

 

 

 

 

 

백천계곡이 시작되는 입구에 있는 대한불교불승종 현불사의 석비.

불승종 처음 들어보는 종파인데, 태백산 현불사는 백천계곡에 있는 대승불교의 도량이다.

現佛寺, 이름 그대로 부처가 나타날만큼 깊고 운치있는 사찰이다.

 

 

 

 

 

계곡을 올라가다 보니, 이내 핸드폰이 안된다는 신호가 뜬다.

백천계곡을 걸으려면 잠시 핸드폰을 꺼두셔도 좋다는 알림 같다. 이곳에선 문명보다는 자연의 향기가 더 어울린다.

잔뜩 빗물을 머금은 높은 소나무 위에서 파란 가을 하늘이 쳐다보고 있다.

 

 

 

 

 

조금 위로 올라가자 팻말이 하나 보인다. '여기는 열목어 서식지 보호구역입니. 출입을 제한합니다.'

봉화 대현리 백천계곡 일대는 세계적 희귀어종인 열목어가 서식하는 곳으로 낙동강 유역에서 열목어가 살 수 있는 유일한 곳.

또한 열목어 분포지역의 남방한계선이기도 해서 계곡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 받기도 하였다.

열목어는 한여름에도 수온이 20도가 넘으면 죽어버리고 물속에 산소도 풍부해야 살 수 있기에 깊고 울창한 숲속에서만 산다.

열목어는 산란장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자갈이 깔린 얕은 여울과 평상시나 겨울철에 생활하고 숨을 수 있는,

깊은 못이 있어야만 생존할 수 있고 다른 작은 물고기나 수중에 살고 있는 곤충들을 먹는 육식어종이다.

 

 

 

 

 

천연기념물 제74호 열목어서식지란 비석도 하나 서있다.

이곳 백천계곡에서는 사람보다 열목어가 더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괜히 계곡에 들어갔다가는 오해를 받을 수 있으니 조심.

처음에는 꽤 오래되어 보이고 해서 조선시대 문인이 남긴 글귀인가 했더니 그건 아니고 근래에 세운것이다.

 

 

 

 

 

모든 근심과 고뇌를 말끔히 씻어줄만큼 맑고 시원하게 흘러가는 계곡물은 사철 줄어드는 법이 없다.

청산리 벽계수가 여기가 아닐까. 아니 무릉도원이 저 물이 흘러나리는 곳에 있지 않을까.

 

 

 

 

 

그냥 마실 수 있을만큼 투명하고 깨끗한 계곡물 속에 혹 열목어가 살까하고 유심히 바라보지만 열목어는 눈에 띄지 않는다.

허긴 천연기념물 열목어가 피래미처럼 잘 뵈면 그게 어디 값어치가 있나. 아마 열목어는 상류쪽에 있거나 바위틈에 숨었겠지.

 

 

 

 

 

금강송, 전나무, 밤나무 등 백천계곡의 숲속에는 울창하고 쭉쭉뻗은 나무들이 신선한 산소를 풍부하게 뽑아내고 있다.

계곡을 따라 난 흙길을 걷다보면 자연휴양림이나 수목원에 들어온 느낌이 들기도 한다.

 

 

 

 

 

상류로 올라갈수록 점점 숲속의 빛이 진해지며 숲향도 그만큼 코끝을 알싸하게 한다.

태백산과 청옥산의 깊은 숲속에서 내려온 백천계곡에는 백천구곡이란 비경이 숨겨져 있다.

제1곡 육송정, 제2곡 태평교, 제3곡 양선암, 제4곡 월출암, 제5곡 송석정, 제6곡 연화탄, 제7곡 옥류동, 제8곡 화병암, 제9곡 개천문.

 

 

 

 

 

백천계곡의 본 계곡도 있지만 곳곳에 계곡으로 흘러드는 지류의 작은 계곡들도 있다.

이끼가 드문 드문 끼어있는 바위틈에 잠깐 발을 대고 있었는데, 금세 발이 시려워져 내려왔다.

 

 

 

 

 

내려가서 풍덩 뛰어들고 싶지만 열목어가 산다는데, 그들의 휴식에 방해될까봐 참아준다. 계곡물은 손만 담갔는데도 상당히 차갑다.

 

 

 

 

 

점점 백현계곡 주변은 가을색으로 알록달록 물들어가고 있다. 높은 가을 하늘에는 흰 구름들이 무리지어 떠다닌다.

계곡 위쪽으로 가파른 경사를 보이며 솟아오른 조록바위봉 위에도 구름이 걸려 있다.

 

 

 

 

 

백현계곡주차장에서 내려 일승교를 건너면 현불사의 강당인 묘법당과 공양간인 연화각이 나온다.

열목어가 사는 최남단 지역인 대현리의 백천계곡에 자리한 현불사.

물론 현불사 본당은  이곳에서 걸어서 20분 정도 숲길을 따라 올라가야 한다.

 

 

 

 

 

현불사 입구 마당에는 열목어를 관찰할 수 있는 열목어 연못이 있다.

물이 맑을때에는 열목어가 선명하게 보이지만 비가 많이 왔을때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 한다.

열목어 서너마리가 떠다니는 모습이 보였다가 금세 물속으로 사라졌다. 이곳에도 50cm 이상의 큰 열목어도 있단다.

이곳 백천계곡의 주인은 바로 천연기념물이자 일급수에 산다는 명물 열목어이다.

열목어는 빙하시대에 살던 어종으로 한여름에도 20도 이하의 차가운 물에서만 살 수 있다.

차갑기만 해서 되는건 아니고 물도 약수가 될만큼 맑고 깨끗해야 한다.

참, 열목어란 놈들이 까다로운 집터를 고집하는 유별난 어종이다.

열목어의 최남단 서식지 백천계곡의 열목어들은 보통 붕어만한 크기지만 큰 놈들은 50cm를 넘기도 한다.

열목어가 살고 있기에 백천계곡 전체가 천연기념물처럼 보호받고 있다.

홍도가 주변 생태와 조류들에 의해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이 된것과 비슷한 까닭이다.

 

백천계곡의 맑은 물을 따라 상류로 올라가면 아름드리 금강송 군락지를 볼 수 있다. 바로 봉화가 자랑하는 춘양목, 금강송.

이 백천계곡의 금강송을 탐낸 일제가 계곡을 따라 산길을 냈는데, 그 길이 지금은 한갓지고 그윽한 오솔길이 되었다.

일제가 낸 동굴에 와인을 저장하고 토굴에 젓갈을 보관하기도 하는걸 보면, 이용하기에 따라 상황이 바뀔 수도 있는것 같다.

물론 그들의 의도가 이렇게 이용되라고 한건 아니겠지만 말이다. 백천계곡 단풍 트레킹은 현불사 주차장에서부터 시작된다.

주차장에서 20분쯤 걸어서 올라가다 보면 텃밭을 끼고 있는 농가가 띄엄띄엄 보인다.

몇 채의 농가들이 있는 곳에서 조금 올라가면 바리케이드가 보이는데, 이곳부터 열목어가 본격적으로 살고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열목어 보호구역인 금단의 땅부터는 부드러운 흙길이 시작된다.

흙길 위에는 가을의 분위기에 취해 땅으로 옷을 벗어버린 단풍들이 차곡차곡 쌓여 푹신한 이부자리를 걷는 기분이 든다.

고산지대이고 이곳이 해가 짧고 일교차가 크기에 그만큼 단풍도 곱고 진하게 물든다.

백천계곡에 떨어진 단풍이 계곡 굽이마다 쌓이고 쌓여 단풍을 앉고 붉은 물이 샘솟듯이 흐른다.

단풍물이 흐르는가 하면, 바람이 불때마다 단풍비도 떨어진다.

나무에서 내려온 다람쥐들은 단풍길 위에서 놀다가 인기척을 느꼈는지 손살같이 나무위로 도망친다.

도토리 줄께 하고 꼬셔봐도 숲속의 다람쥐들은 낯선 이방인을 의식했는지, 좀체로 내려오지 않고 숨어 지켜본다.

 

 

 

 

 

현불사의 요사채 겸 공양간인 연화각 앞뜰에 놓인 항아리 위에 검은 비닐봉투들이 보이길래 뭐예요 하고 보살님에게 물어보니,

그냥 모래를 담아 놓은 비닐봉투라고 한다. 이곳은 바람이 많이 불어오는 곳이라 뚜껑이 날아가지 못하도록 쟁여놓은 것이라고.

 

 

 

 

 

산에서 내려오는 약수인 감로수는 시원하고 톡쏘는 맛인데, 멀리서 봤을때 빨간것이 움직여 금붕어인가 했더니만 작은 콜라 페트병.

단풍잎을 띄운 한 바가지 약수물을 쭉 들이키고 다시 괴나리봇짐을 둘러메고 길을 떠난다.

 

 

 

 

 

현불사로 가는 길에는 진한 녹음이 가득한데, 점점 나무들도 가을로 옷을 갈아입고 있다.

이슬을 머금은 초록잎들도 언젠가는 바람 불어 떨어지면 수북히 쌓여 가을빛을 발산하며 시들어 가겠지.

고요한 아침 인적이 드문 첩첩산중의 숲속길을 걷는 기분은 걸어본 사람만이 알것이다.

 

 

 

 

 

현불사는 과연 어떤 사찰의 모습일지를 그리면서 걸어 올라간다.

울울창창하게 들어선 정글같은 산속의 숲에서 나오는 맑고 촉촉한 공기를 느끼며 걷는다.

아침 이슬이 뚝뚝 떨어질듯 매달린 풀잎은 한층 싱그럽게 만들어준다.

가는길에 산새소리가 울려퍼지면서 낯선이를 경계하다가 이내 반가움의 소리로 바뀐다.

사실 백천계곡에 놀러오는 사람보다 현불사에 오는 사람들이 더 많다고 한다. 백천계곡과 현불사는 서로 이웃사촌.

 

 

 

 

 

작년의 가을 백천계곡의 단풍색은 이런 빛깔이었다. 붉은것도 아닌것이 노란것도 아닌 알록달록한 비단금색.

백천계곡에는 물에도 붉고 노란색의 꽃단풍이 핀다. 나뭇가지에서 떨어진 단풍이 물이 돼 흐른다.

원래 봉화의 백천계곡은 태백산 등산로가 뚫리면서 알려진 계곡인데, 비교적 덜 알려진 가을의 단풍 명소이다.

태백산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남쪽을 따라 내려오다 해발 650m에 있는 고원 계곡에 모여 16㎞를 더 흘러내리는데 바로 백천계곡.

비경을 간직한 백천계곡에서도 가을 단풍구경에 최고 좋은 구간은 계곡을 따라 걷는 3km 정도의 코스로 두시간이면 충분하다.

백천계곡은 오지 중에서도 오지다. 태백산 남쪽 기슭에 있고 봉화읍에서도 가장 동쪽에 위치한 지역이어서 꽤나 깊은 계곡이다.

우리나라 깊숙한 곳에 박혀 있긴 하지만 막상 계곡에 들어서면 마냥 편안하다는 마음이 드는데, 걷는 발걸음마저 가볍게 다가온다.

백천계곡은 예부터 전쟁이 터져도 화를 면한다는 정감록에 있는 십승지 중 하나였다는 전설도 있고,

전두환 전 대통령이 퇴임 뒤 머무를 곳으로 백담사와 백천계곡 입구 현불사를 놓고 막판까지 고민했다는 뒷이야기도 있었다.

태백산 정기를 이어받은 계곡이라 하여 얼마 전만 해도 무당이 진을 쳤고, 요즘도 선거철이면 정치인들이 수시로 들락거린단다.

 

 

 

 

 

22톤의 범종각 아래에는 매년 5월 5일 단오일에 환자들의 병을 낫게 하기 위해 관음수를 마시며 스님들이 이곳에서 기도를 드린다.

현불사로 들어가면 위장병에 효과가 있는 약왕수, 피부병에 효험이 있는 호국정, 심장병에 효과가 있는 심장수 등의 약수도 있다.

범종각에서 5분정도를 걸어가면 대한불교불승종의 본산인 태백산 백천계곡 현불사의 본당에 다다른다.

이곳 현불사는 1980년 태백산 백천계곡의 지금의 자리에서 설송종조가 창건했다.

미타전을 시작으로 영령보탑, 불광전, 자비전, 묘법당, 산신각 등이 차례로 건립되면서 지금과 같은 큰 사찰이 되었다.

 

 

 

 

 

아랫도량을 지나 현불사의 입구에 서면 거북이 두마리가 분수처럼 물을 내뿜는 아름다운 연못인 연화담이 있다.

하늘을 담은 듯이 흘러가는 구름이 모여드는 연못에도 왠지 열목어들이 살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무지개처럼 봉긋하게 올라온 대득도교를 건너면 그동안 해결이 안된 일이 잘 풀리거나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그 옆에 있는 연화교는 아랫도량과 중간도량을 이어주는 현불사의 정교인데,

연화교를 건너면 미타전, 자비전, 설법전, 산신각 등이 자리한 현불사의 본전이 있다.

 

 

 

 

 

연화담에 있는 대득도교를 건너가면 바로 자비전과 미타전이 나온다.

그 옆으로는 설법전과 불광루가 차례로 이어진다.

다시 이곳을 나와 산쪽으로 걸어가다보면 3월 3일과 9월 9일에 대기도가 이루어지는 영령보탑과 불광전이 있다.

현불사가 입구에서 전각들이 길게 이어져 있어 한바퀴 돌아보려면 최소한 1시간은 할애해야 한다.

 

 

 

 

 

자비전은 관세음보살을 모신 곳이고, 위에 있는 미타전은 현불사의 대웅전 역할을 하고 있으며  아미타 부처님이 모셔져 있다.

현불사는 불승종의 총본산인 설송스님이 1980년에 창건한 30여년이 조금 넘은 사찰이다.

이곳은 설송스님의 정치적 예지력이 매우 적중해서 많은 정치인들이 찾았는데,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등,

전직 대통령들을 비롯한 유력 정치인이나 관료들이 설송스님을 만나기 위해 첩첩산중에 있는 이 절을 방문했다고 전해진다.

특히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대선이 있기 일년 전에 봉화의 현불사를 방문했는데,

이때 설송스님이 대통령으로 당선될 것을 미리 예언했다고 하며,

박정희 전 대통령의 심복이었던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에게는 차를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를 들은 김재규는 차를 조심해야 한다는 말에 차를 다른것으로 새로 바꿔타기도 했지만 결국 차지철때문에 죽게 되었으니,

결국 김재규를 옭아맨것은 차였던 것이다. 이런 일화로 설송스님의 예언은 정가를 통해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고 한다.

 

 

 

 

 

임진왜란 당시 나라를 구하기 위해 왜군과 싸우다 죽은 분들과 일제치하 억울하게 돌아가신 사람들,

한국전쟁때 나라를 위해 몸바친 호국영령을 추모하기 위해 영령보탑을 쌓은 호국불사이기도 하다.

영령보탑 위쪽 현불사의 가장 끝에 있는 불광전은 일반 사찰의 전각과 달리 팔각정자 형태를 띄고 있다.

 

 

 

 

 

현불사를 산책하듯이 둘러보고 다시 백천계곡을 따라 내려온다.

말없이 아래를 향해 흐르는 계곡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온갖 시름이 날아가는 느낌이다.

 

 

 

백천계곡에 가려면 중앙 중앙고속도로 제천나들목에서 내려 38번 국도를 타고 영월∼정선∼태백을 거쳐 가거나

중앙고속도로 풍기나들목에서 나와 36번 국도와 35번 국도를 차례로 타고 가는 길로 갈 수 있다.

태백이나 봉화 모두 괜찮지만 봉화여행을 먼저 한 다음에 태백으로 건너가 태백여행을 시작하는 코스가 더 좋을것 같다.

태백에서 황지나 검룡소, 구문동, 매봉산, 추전역 등을 둘러본 후,  삼척이나 동해로 가서 바다여행도 할 수 있으니까.

백천계곡 입구에 모리가든이 자리하니, 출출해진 뱃속을 든든하게 삼겹살이나 오리고기로 채우면 좋겠다.

 

출처 : 포비와 깨구락지..여행을 떠나다!
글쓴이 : 포비와 깨구락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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