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
마 광수
권운영
2017. 9. 17. 13:47
☆ 늙어가는 노래 - 마 광수 내 나이 아직 어렸을 때에 나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지 어른만 되면 모든 꿈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았지 그러나 난 지금 꿈을 이룰 수 없네 나는 이미 어른이기에. 안쓰럽게 푸른 새싹으로 올라와 한스럽게 다 자란 싹으로 피어났던 애닯고 허무했던 나의 희망이여 어쨌든 내겐 아직 희망이 필요하지만 이 얄미운 목숨을 지탱하기 위한 멍텅구리 같은 희망이라도 필요하지만 그래도 나는 희망을 이룰 수 없네 나는 이제 자라나는 나무가 아니라 점점 죽어가는 나무이기에 나는 벌써 어른이기에 뒤섞인 나날 속에 지쳐 누운 추억의 그림자 초라한 기억 속에서 안간힘쓰며 꿈틀대는 이 사랑, 이 욕정, 이 본능 ! 그러나 나는 사랑을 이룰 수 없네 아, 나는 어른이기에 절망보다 오히려 더 두려운 그 '희망'을 믿기엔 이미 너무나 똑똑해져 버린 ....서글픈 어른이기에. (시집 <가자, 장미여관으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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