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時調

[스크랩] 애송하는 시

권운영 2016. 4. 17. 19:41

사람이 살아가는 데에는 언제나 사랑이라는 것이 따른다.

누가 말했듯이 " 곧 쏟아내릴 것 같은 밤하늘의 무수한 별들의 반짝임과

                이성에 대한 마음의 갈등은 도저히 풀수없는 수수께끼다."

인간은 누구나 이성에 눈을 뜨게되면 사랑을 느낀다. 사랑을 알게되면 시를 알게되고

시를  이해하게 되면,마음이 복잡해 지고 번뇌의 늪에 빠진다. 번뇌는 연민을 낳게

되고 연민은 애정의 울타리 안에서 애증(愛憎)을 불러온다. 어쩌면 사랑이란, 애(愛)

와 증(憎)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살아 오면서 가까이 하든 사랑의 시를 올려본다.

 

    이화(梨花)에 월백(月白)하고 은한(銀漢)은 삼경(三更)인제

    일지춘심(一枝春心)을 자규(自規)야 알랴마는

    다정(多情)도 병 인양 하여 잠 못들어 하노라

 

이 세상의 수 많은 시 가운데서 누가 뭐래도 사랑의 시가 가장 많다.

사랑의 시를 음미할 줄 아는 사람이라야 진정한 사랑을 느낄 수 있다.

고3 때, 배운 고려조 충혜왕때의 대신인 이조년의 시조 인데, 바로 무척 마음에 와

닿았다. 임금을 그리는 시조라고 배웠지만, 일지춘심은 연인들의 마음이 아닌가.

특히 첫 귀절, 배꽂과 하얀 달빛과의 조화는 상상을 어디까지 끌어 가는지.

이른 봄, 배밭을 가 보라. 만개한 이화에 손이 갔다가도 이 시를 생각하면 손이 멈칫

하리라.

 

    매시계화향천리(妹是桂花香千里) : 아가씨 계수나무 꽃향기 천리를 풍기고

    가시밀봉만리래(哥是蜜蜂萬里來) : 총각 숫벌 만리를 난다

    밀봉견화단단전(蜜蜂見花團團轉) : 숫벌 꽃을 보고 날아 오르고

    화견밀봉타타개(花見蜜蜂朶朶開) : 계수나무꽃 숫벌 맞아 꽃잎을 연다

 

이 한(漢) 시는, 중국이 4대기서 중에서도 으뜸인 나관중의 삼국지연의에 나온다.

용맹과 힘의 화신이었지만 판단력과 두뇌회전이 아둔한 떠돌이 맹장 여포가 그의

딸을 당시, 장강(長江),지금의 양자강의 패권을 쥐고 있든 원술의 아들에게 시집

을 보낼 때, 14세의 여포의 딸이 시집 가기 전날, 창밖을 내다보며 읊은 시 다.

이 7언 시가 어린 여자의 작품이라기 보다 시중에 퍼져 있는 노래를 부르지 않나

싶다. 어찌?든 그 옛날에 이런 대담한 표현이 있었다는 것은 눈여겨 볼 만 하다.

내용이 유치해 보이지만 남녀관계를 솔직담백하게 표현하지 않았는가.

 

     북천(北天)이 맑다커늘 우장(雨裝)없이 길을 나니

     산에는 눈이 오고 들에는 찬 비 내려

     오늘은 찬비 맞아시니 얼어 잘가 하노라

 

이조 선조 때의 풍류학자 백호(白湖), 임제(林悌)의 시조이다.

당시의 소문 난 한량인 백호가 당시 절개 지키기로 소문난 평양기생 한우(寒雨)

를 찾아가, 이름 寒雨를 적절히 묘사해서 던진 사랑가 이다.

이에 질세라, 기생 한우가 화답한 시조, 또한 묘하다

 

     어이 얼어 자리 므스 일 얼어 자리

     원앙침(鴛鴦枕) 비취금(翡翠衾)을 어듸 두고 얼어 자리

     오늘은 찬 비 맞았으니 녹아 잘 가 하노라

 

임제가 눈보라 치는 날의 행보를 남아의 굵은 선으로 여자를 유혹하니, 여자는 섬

세한 모성의 정이 담긴 마음으로, 일면 위안을 해 주면서, 자기의 마음과 몸을 열

어 주는 것을 노골적으로 들어 내었다.

황진이의 '청산리 벽계수야,와 일맥, 통하는 시조이다.

 

         * 원 가 행 (怨 歌 行)

 

    새로이 짓는 제(齊)이 흰 비단옷 맑고 깨끗하기 상설(霜雪)과 같도다

    재어 맞추는 합환(合歡)의 부채 둥글둥글한 명월을 닮았네

    님의 품, 소매를 나들며 살랑살랑 미풍을 날려 올리네

    못내 두려운 추절(秋節)이 닥아오고 서늘한 바람이 더위를 앗아가

    장농속에 던져지는 신세, 은정(恩情)은 도중에 끊어 졌도다  - 班捷여 -

 

시경(詩經)에 나오는 시 다. 시 라는 것이 불리워 지는 초창기에 나온 시 일 것이다

예전에는 나만을 사랑해 주던 남자가 딴 여인의 품을 찾아간 것에 대한 한이 맺힌 여

인의 피맞힌 하소연이요, 배신에 대한 원망과, 지금의 처해 있는 자신에 대한 애?은

심정을 부채에 비유해서 표현한 것이다. 남자들이 여자를 울려, 여자가 한을 품어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 말이 여기서 나온 것이 아닌가 ?다.

 

       * 한결같은 그리움

 

     언제나 한결같은 그리움이야

     그래야만 참된 사랑이다

     원하는 모든 것을 얻든

     또한 거절 당하던 간에

 

위의 '괴테'의 시는 어떤가.

인생 전체를 노래한 것 중에서 뽑은 것인데,지루하게 길게 말할 것 없이 간단명료하

게 표현한 사랑의 노래, 당신도 사랑하는 이가 있다면 한번 써 봄직하지 않은가.

 

      * 저녁에

 

     저렇게 많은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 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중에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 수록 별은 밝음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속에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김광섭의 대표 시 다.

아내에게 들려 주는 시 인데, 후생에 까지 이어 가겠다는 영원불멸의 애정을 전달

하겠다는 마음의 소리로서 이만한 노래가 어디 있을까.

* 다음은 이태백의 5언 시인데 11절 부터의 표현은 위의 시와 유사한 점이 많아 보

이는 것은 나 만의 생각 일까.

 

         * 月 下 獨 酌(월 하 독 작)

 

花間一壺酒 獨酌無相親(화간일호주 독작무상친)

꽃 사이에 앉아 혼자 마시자니

擧杯邀明月 對影成三人(거배요명월 대영성삼인)

달이 찾아와 그림자와 셋이 되었다

月旣不解飮 影徒隨我身(월기불해음 영도수아신)

달은 술을 못 마시고 그림자는 내 뒤를 따를 뿐이다

暫伴日將影 行樂須及春(잠반일장영 행락수급춘)

잠시 그들 더불어 이 봄 밤 즐기리

我歌月徘徊 我舞影零亂(아가월배회 아무영영난)

내가 노래하면 달도 하늘을 서성거리고, 내가 춤 추면 그림자도 춘다

醒時同交歡 醉後各分散(성시동교환 취후각분산)

이리 함께 놀다가, 취하면 서로 헤어진다

永結無情遊 相期邈雲漢(영결무정유 상기막운한)

영원한 우리의 우정, 다음에는 은하 저 쪽에서 만날까

 

      * 세월이 가면

 

    지금 그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가로등, 그날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취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진다 해도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

 

박인환의 대표 시 이다.

눈동자로 서로 사랑을 확인하며 키스를 한 사이인데 어찌 그 사람 이름을 잊었겠냐

마는, 내 서늘한 가슴에 남아 있다고 매조지 한 것을 보면, 잊을려고 무진 애를 써

왔고, 육신이 흙이 되어서도 가슴에 안고 가겠지만, 세월의 흐름속에 망각도 곁들여

짐을 느낄 수 있다.

겪어본 사람만이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한때, 유행가로 불린적이 있는데, 작품이 훼손은 안 ?는지.

 

        * 세상을 정복 하더라도

 

    내가 세상을 다 정복하더라도

    나를 위한 도시는 하나 뿐

    그 도시에 나를 위한 한채의 집이 있다

    그리고 그 집안에 나를 위한 방이 하나 있다

    그 방에 침대가 있고

    그 곳에 한 여인이 잠들어 있다

    내가 있을 곳은 오직 그곳 뿐

 

고대 '산스 그리트' 어로 된 시 라고 하는데 세상의 어느 여인이고 남자가 이런

글을 바친다면 기뻐 날뛰지 않을 수가 있을까.

사랑은 주는 것이지 받는 것이 아니다는 것이 사실이다.

사랑은 쫓을 때 매력이 있지, 받는 것은 덤덤하지 않는가.

가슴알이를 하면서 날밤을 세며 뒤척그리며 괴로워하고 그리워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 아니 겠는가.

 

        * 붉고 붉은 장미여

 

      오오~ 내 사랑은 붉고 붉은 장미니

      유월에 막 피어난 신선한 장미여라

      오오~ 내 사랑은 아름다운 곡조로

      감미롭게 연주되는 노래 이어라

 

      귀여운 사람아 네가 귀엽기에

      나는 무척이나 너를 좋아 하노라

      바닷물이 모두 말라 버려도

      나는 너를 사랑하리 귀여운 이여

 

      진정 바닷물이 모두 말라 버리고

      바윗돌이 햇빛에 녹아 버린다 해도

      내 생명이 붙어 있는 한에는

      진정 나는 너를 사랑하리라

 

      마음은 쓰라려도 이제 헤어져야 하나니

      그러나 잠시 동안의 헤어짐이니

      나는 반드시 돌아 오리라

      비록 천리 만리나 된다 하여도       - Robert Burns -

 

잠시 동안의 이별 앞에서 다시 한번 사랑의 서약을 하는 이가 애처럽게 보인 다.

참으로 돌아 오련지, 돌아와서도 이 맹약을 지킬지, 인간사, 누가 알리.

 

         * 두 가지 즐거움

 

      그날 그밤이 다가 왔읍니다

      그녀는 내게서 피하면서 말했읍니다

      " 내 옆으로 다가 오시나요?. 아아~ 당신이 정말 두려워요. "

      그리고 그 날 밤은 지나 갔읍니다

      그녀는 바싹 다가오며 말 했읍니다

      " 왜, 옆에서 피하시나요, 아아~ 당신이 없어면 두려워요. "

                                    - 캄포아 모르 -

 

그래서 남자는 늑대, 여자는 여우라는 호칭이 따르지.

 

        * 사랑한 뒤에

 

      이제 헤어지다니, 이제 헤어져

      다시는 만나지 못하게 되다니, 영원히 끝나다니

      나와 그대, 기쁨을 가지고, 또 슬픔을 지니고

      인제 우리 사랑해서 안된다면

      만남은 너무나, 너무나도 괴로운 일

      지금까지는 만남이 즐거움이었으나, 그 즐거움은 이미 지나가 버렸다

      우리 사랑 인제 모두 끝났으면, 만사를 끝내자, 아주 끝내자

      나, 지금까지 그대의 애인이었으면

      새삼 친구로 굽힐 수야 없지 않는가. - Arther Symons -

 

연인이 남의 품으로 영원히 떠나 가니 이제는 만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되겠지,

미련, 특히 첫사랑의 연정은 쉬 잊을 수가 없지.

 

        * 잊어 버립시다

 

      꽃을 잊는 것 처름, 잊어 버립시다

      한때, 새차게 타오르던 불을 잊듯이

      영원히 영원히 아주 잊어 버립시다

      세월은 고맙게도 우리를 늙게하오

      누가 물으면 이렇게 말합시다

      그 건 벌써 오래 전에 잊었노라고

      꽃처름 불처름, 또는 옛날 잊고만

      눈속에 사라진 발자국 처름 잊었다고

               - Sera Teasdale -

 

연인을 잊는다는 것이 그리 쉬운가.

나를 멀리한 연인에게는 증오가 깔린 미련이 맴돌고.

내가 떨쳐버린 연인에겐 아쉬움이 쌓인 미련이 있지 않는가.

 

         * 사랑은

 

      종은 누가 그걸 울리기 전에는 종이 아니다

      노래는 누가 그걸 부르기 전에는 노래가 아니다

      당신의 마음속에 있는 사랑도

      한쪽으로 치워 놓아선 안된다

      사랑은 주기 전에는 사랑이 아니니까

           -오스카 헴어스타인-

 

대게 사랑은 서로간에 자존심의 대결이다.

상대를 사랑하는 만치 자신의 자존심을 내 세운다

이렇게 사랑의 시에서 좋은 교훈을 주는데도 말이다.

 

         * 노래의 날개

 

      노래의 날개위에 우리 올라타고 함께갑시다

      사랑하는 사람이여, 간지스 강 그 기슭 푸른 풀밭에

      우리들이 갈 만한 곳이 있다오

 

      환한 꽃 동산에 고요히 떠 오를 때

      빨갛게 활짝피는 아름다운 꽃동산

      잔잔한 호수위에 웃음짓는 연꽃들은

      아름다운 그대를 기다리고 있다오

 

     꽃들은 서로서로 웃음을 머금고

     하늘의 별을 향하여 소근그리고

     장미는 서로서로 넝쿨을 겨루어

     달콤한 밀어를 속삭이며 뺨을 부비오

 

      깡충깡충 뛰어나와 귀를 쫑긋거리는

      귀여운 염소의 평화로운 모습이 있고

      해맑은 시냇물의 하느작이는 소리

      멀리멀리 아스라이 울려 퍼지는 곳

 

     그 아름다운 꽃동산 종려나무 그늘에

     사랑하는 그대와 나 함께 누워서

     사랑의 즐거움을 가지가지 서로 나누면서

     아름다운 꿈을 펼치며 살아 갑시다

             - 하이네 -

           

 

 

 


출처 : 한놀
글쓴이 : 이두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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