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

許蘭雪軒

권운영 2015. 10. 8. 16:21

허난설헌(許蘭雪軒)

采蓮曲            채련곡

秋淨長湖碧玉流 추정장호벽옥류
荷花深處繫蘭舟 하화심처계난주
逢郞隔水投蓮子 봉랑격수투연자
遙被人知半日羞 요피인지반일수

<연꽃 따며 부르는 노래>

가을 긴 호수 맑고 벽옥 같은 물이 흐르네,
연꽃 핀 깊은 곳에 난초 같은 배를 매네.
임을 만나 물 사이로 연밥을 던지며,
멀리서 사람들이 알게 될까 한동안 부끄러워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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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난설헌(許蘭雪軒, 1563~1589)은 조선 중기의 천재시인이며 허균의 누나로 유명한 허 초희이다. 본관 양천(陽川)이며 호는 난설헌이었다. 

이달(李達)에게 시를 배워 천재적인 시적 재능을 발휘했으며, 1577년(선조 10) 김성립(金誠立)과 결혼했으나 원만하지 못했다고 한다. 천태산인(天台山人) 김태준은 <조선한문학사>(朝鮮漢文學史·1931)에서 허난설헌이 ‘소천지(小天地·조선)에서, 여성으로 태어나, 김성립의 아내가 된 것’을 세 가지 한으로 여겼다고 적었다.

불행한 자신의 처지를 시 창작으로 달래어 섬세한 필치와 여인 특유의 감상을 노래했다.
작품 일부를 동생 균이 명나라 시인 주지번(朱之蕃)에게 주어 중국에서 시집 《난설헌집》이 간행되어 격찬을 받았고, 1711년 분다이야 지로[文台屋次郞]에 의해 일본에서도 간행, 애송되었다. 어찌 보면 조선 최초의 한류 여성 시인이었다 할 수 있다.